-태평양 오리엔테이션 코스(POC) 6주를 마치며
 남양우, 박정선(GBT. 파푸아뉴기니 국제학교에서 MK교사 사역을 하고 있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보통 주인공이 출국을 앞두고는 갖게 되는 여러 가지 싱숭생숭한 마음을 세밀하게 표현해주곤 한다. 그러나 그 일은 영화에서나 일어나는 것임을 우리는 실감했다^^. 사실 우리는 출발하기 2~3일 전까지만 해도 이별에서 느낄 만한 사치스런 감정은 마음 한 켠에 고이 접어둔 채 떠날 준비에 여념이 없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그만큼 부족한 터라 당연히 POC훈련에 대한 설레는 마음은 가질 겨를이 없었다고나 할까? 

더욱이 우리 같은 MK교사는 성경번역자도 아닌데 그 훈련을 받느라 그렇게 긴 시간(6주)을 들여야 한다는 사실이 의아하기까지 했다. 어쨌든 우리는 POC훈련을 거쳐야만 하는 관문으로 생각했고, 이 때문에 그저 ‘아무 탈 없이 POC훈련지인 마당에 잘 도착해야 될 텐데…’ 하는 생각만으로 잔뜩 마음을 웅크린 채 POC훈련지로 향했다. 

일단 마당 공항에 무사히 도착한 후, POC 책임자인 레이와 글렌다의 환한 웃음 섞인 열렬한 환영을 받자 이내 안도감과 함께 POC훈련에 대해 마음 문이 살짝 열렸다. 레이와 글렌다는 손주들까지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셨지만 수십 년간 POC로 잔뼈가 굵은 분들인지라, 긴 여정에 지쳐 어리둥절해 하고 있는 우리 가족을 위해 시원한 물을 건네시며 편안한 태도로 따뜻하게 맞아주셨다. 

그 때문이었을까? 공항에서 POC훈련지까지 비록 짧은 거리를 가는 동안이었지만 POC 책임자의 좋은 첫인상과 함께 주변 자연 경관의 빼어남에 그간 여유 없었던 마음은 온데 간데 없어지고, ‘이젠 드디어 POC에 대해 막연하게 들어왔던 이야기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시간이구나. 과연 어떨까?’ 하는 궁금증으로 잔뜩 설레게 되었다.

POC훈련지 곳곳을 돌아보며 우리는 주변의 이색적인 자연 경관의 빼어남에 마냥 감탄했고, 세상을 지으신 하나님의 뛰어나신 솜씨를 저절로 찬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것은 POC훈련에서의 큰 기쁨이 아닐 수 없다. POC훈련지는 높은 산 속에 위치한 터라 산 저 너머 아래의 멋진 바다나 이웃한 산들, 시원한 바람이 서로 어우러져 훈련 중의 고단함 속에서도 큰 위로와 기쁨을 주는 아름다운 곳으로 기억된다.

그럼 POC훈련도 낭만적이었을까? 정답은 ‘POC훈련은 훈련일 뿐이다.’ ㅋㅋ~ 

POC훈련은 파푸아뉴기니를 비롯하여 남태평양 연안에서 쓰이고 있는 피진어를 습득하기 위한 훈련이며, 이곳의 낯선 생활환경(전기와 수도가 없는 환경)과 현지의 생활방식 및 사고방식을 경험해 봄으로써 선교사들이 사역지에 쉽게 적응하도록 하는 훈련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마디로, 남태평양 지역에서 사역할 선교사들을 위해 보다 쉽게 현지에 적응하도록 돕는 오리엔테이션 과정이다. 따라서 POC훈련에는 피진어 익히기, 파푸아뉴기니의 이해를 위한 강의 듣기, 시장에서 장보기, 하이킹, 안전을 대비한 수영, 장작 패기, 요리법을 배우고 실습하기, 질병과 위험으로부터의 예방, 현지 마을에서 생활하기 등이 있다.

남태평양 연안에서의 정글 훈련이라…. 언뜻 생각하면 요즘 어린이들이 즐겨보는 만화책 시리즈 ‘…에서 살아남기’ 처럼 지루한 일상을 탈피하여 한 번쯤은 해볼 만한 모험처럼 상당히 흥미진진해 보인다. 그러나 POC훈련을 받고 보니 막연하게 POC경험담을 들으며 (하나의 무용담처럼) 상상했던 (하나하나의 에피소드가 모인 정도의) POC와는 달리(그것이 전부가 아니라), 낯선 선교지 적응을 위한 선교사 자신의 필요를 채우고, 선교지와 현지인에 대해 이해함으로써 그들을 존중하고 사랑하기 위한 매우 유익하고 필요한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한 가지 이 훈련의 강점으로 생각되는 건 여러 동역자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훈련 기간만 함께하는 관계가 아닌, 앞으로 하나님 나라를 위해 함께 사역할 귀한 동역자들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지금 생각해 보면 가면 갈수록 강도가 점점 더 높아지는 일정 및 과제, 특히 모두 영어로 진행되는 적지 않은 과제, 낯선 현지 적응을 위한 마을 생활, 더군다나 생전 처음 경험하는 수도, 전기, 가스 없는 생활, 그 많은 모기들과 벌레들, 무서운(?) 화장실 등등 스트레스도 받았었지만 유익하면서도 정말 흥미진진한 경험이 아닐 수가 없었다. 

POC훈련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우리로서는 불편한 5박 6일의) 마을 생활을 앞두고,  ‘얼마나 불편할까? 어떻게 하면 좀 더 편하게 지낼 수 있을까?’에 몰두하며 그저 ‘5박6일만 잘 버티자’는 생각만 앞세우고 있을 때, 주님과의 교제를 통해 우리의 잘못된 생각을 돌이킬 수가 있었다. ‘버티자’는 생각은 이곳에서 생활하는 이 나라, 이 민족에 대한 그른 태도이며, 비록 짧은 5일이지만 마을 생활의 경험을 통해 이곳에 사시는 선교사님들이나 내가 만날 선교사 자녀들을 좀 더 깊이 이해하고 이 민족을 좀 더 사랑하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임을 깨닫게 해 주셨다. 우린 회개했고, 마을 생활을 위한 우리의 태도도 물론 바뀌었다. 억지로 참아내는 것이 아닌 감사함과 기대함으로 마을 생활을 맞이했고, 또한 잘 지냈다^^.

POC훈련을 받기 전 ‘우린 왜 꼭 POC훈련을 받아야 하는 걸까?’ 생각했다. 또한 훈련받기 싫은 마음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POC를 끝낸 지금은 ‘POC훈련은 참 유익했고 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더구나 지금도 마을 생활을 하시는 성경번역 선교사님은 말한다. 사역의 어려움을 느낄 때마다 힘들었지만 잘 마쳤던 POC훈련의 경험을 떠올리는 것이 큰 힘이 되었다고….

<GBT 난 곳 방언으로 2011. 1/2>
*본 글은 GBT의 허락을 받아 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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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ar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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